1. 킨카쿠지(금각사)는 꼭 일본 여행 코스로 넣어두시기 바랍니다.
2. 오사카성 천수각의 폐문시간은 다섯시이니 늦게 가는 일 없도록.
3. 두꺼운 밀가루반죽도 괜찮다는 사람만 타코야키를 드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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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 1. 18(목요일. 7일째)

호텔에서 교토역으로 가는 길에는 맥도날드와 스타벅스가 있다. 그걸 생각하고 이날 아침은 적당히 맥도날드에서~라고 대충 생각해두었다. 체크아웃을 하고 나왔을 때는 아직 이른 시간이었기 때문에 핫케이크와 해시포테이토(!!)가 있는 모닝 세트를 먹게 되었다. 아~ 몇 년 만의 해시포테이토냐~

교토역에 도착해서 또다시 코인라커에 가방을 억지로 밀어넣었다. 도쿄에서 살 것은 다 사버렸기 때문에 가방 크기가 더 이상 늘어나지 않는다는 것이 다행이었다. 교토에서는 기껏해야 부적 정도였다. 일단 점심 후에 오사카에 갈 것이니 교토역 안의 쾌속열차 예매소로 가서 교토-오사카행 표를 사 두었다. 1인당 540엔. 타는 시간은 딱히 정해지지 않았다.

이 날 아침에 갈 곳은 니죠성이었다. B2 정거장에서 50번을 타고 니죠성 정거장에 도착했다. 지도를 보니 교토역이 남쪽 중앙에 있다면 이 성은 완전히 교토 중앙에 있었다.

매표소를 찾았다. 1인당 600엔. 매표소 옆의 성문으로 들어가자 팜플렛이 있었다. 한국어로 된 것도 있었기에 하나 들고 들어갔다. 그저 '성'이라는 이유만으로 계획에 집어넣은 이 곳은, 생각보다 상당한 성이었던 것 같다. 세계문화유산 등록이야 뭐, 교토의 발에 치일 정도로 많은 문화유산 중 상당수가 이런 것들이니 그렇다 쳐도, 에도 막부때 장군의 별궁이었다고 한다. 대정봉환 이후에 황실의 이궁이 되었고, 약 70년 전에 교토시에 내려졌다고 한다.

화살표를 따라 들어가면 먼저 니노마루전에 들어가게 되었다. 니노마루전은 직접 들어가서 안까지 구경할 수 있었다. 실물 크기로 만들어진 인형들과 안내판을 보며, 거기에 낮은 천장을 조심하면서 안을 구경했다. 당시 일본인들의 평균신장이 얼마였기에 천장이 이렇게 낮을까.

방의 크기와 안내판을 보니, 장군의 방은 최고로 넓었고, 장군 부인과 도쿠가와의 친척들도 어느정도 넓은 방을 차지했다. 천황의 사자 역시 대접을 해주었는데 그 이하 사람들은 '이건 아니다' 싶을 정도로 방이 좁았다.
복도에서 옆으로 보이는 정원은 꽤나 시원하게 보였다.

니노마루전에서 나온 후에 안쪽 해자를 지나 혼마루전으로 들어갔다. 혼마루전은 들어갈 수 없었고, 천수각도 없었다. 천수각'터'만은 볼 생각이 없었기에 그대로 다리를 건너 길을 따라 나왔다.

이제 갈 곳은 킨카쿠지. 금각 사리전으로 유명한 곳이다. 니죠성에서는 12번을 타고 가면 도착하는 곳으로, 위치는 교토의 북서부이다. 버스를 탔을 때 놀라웠던 것은 장애인 문제였다.
우리가 탔던 12번 버스는 입구가 낮은 버스였다. 거기에 들어갔더니 창문을 따라 길게 의자가 놓여 있고, 다른, 보통처럼 놓여있는 의자간의 거리도 더 넓었다. 즉, 의자 수가 적은 편이었다. 그리고 그 창가 의자에 앉아 있는 것은, 보통 고아원 하면 생각나는 정신지체아같은 아이였다. 보호자와 같이 있었다. 그리고 그 옆에도 '정상적인' 사람들이 많이 앉아있었다.

안에 탔던 서양인들도, 주변의 일본인들도 모두 이상하게 여기지 않았다. 동생은 들어가서 약간 얼굴을 찌푸렸다. 나는 그런 사람들이 버스에 아무렇지도 않게 탄 것을 보고 놀랐다.

학교에 갈 때, 내 뒤에 그런 사람이 탔던 적이 있다. 그때 사람들은 그 주변으로 가지 않았기 때문에 내 뒷자리, 그 뒷자리, 그리고 내 옆자리에는 사람이 없었다. 그 사람이 내릴 때 사람들은 피했고, 한동안은 그 사람이 앉더 자리에 앉지도 않았다...

교토의 버스는 앞으로 내린다. 그 아이가 내릴 때 기사분이 조금 더 신경써주었다.

서양인들의 동전 계산, 유창한 버스기사의 영어를 들으며 우리는 킨카쿠지 승차장에 도착했다. 바로 앞에 보이는 절의 입구로 들어갔다.


킨카쿠지 참배표. 400엔. 긴카쿠지 것과 비슷하나 글자가 다르다.

여전히 절인지 귀족저택인지 알 수 없는 길을 따라가자 그 유명한 금각 사리전이 나타났다.
킨카쿠지의 원래 이름은 로쿠온지이다. 그게 이 화려한 사리전 때문에 '금각사'라는 애칭이 붙고, 이게 사실상의 이름이 되어버린 절이다.



사진으로 봐도 화려하지만 실물은 더욱 더 화려했다. 지금까지 본 사진이 전부 실물의 겉모습은 담았지만 마음은 담지 못했다. 물론 내가 찍은 사진도 마찬가지이다.
실물은 계속 지켜보고 뒤로 돌아도 계속 쳐다보고 싶게 만드는 무언가가 있었다. 한참 멈춰서서 구경한 후에도 계속 뒤를 돌아보며 바라보았다. 완전히 안 보이게 된 후에도 다시 보고 싶을 정도였다.

그렇게 출구로 향하다가 기념품점 앞에 섰다. 전날은 부모님 건강기운 부적을 샀으니까 이번에는 우리 것을 사겠다는 생각으로 나는 '지혜의 부적'을 샀고, 동생은 란드셀 모양의 학업기원 부적과 금각 사리전 모양의 열쇠고리를 샀다. 책가방 모양의 부적이라...

킨카쿠지에서 다음으로 갈 곳은 료안지였다. 세계사책에서 일본의 정원 문화를 이야기할 때 자주 나오는 석정으로 유명한 곳이다. 버스를 탈 때 받은 지도에서도 킨카쿠지는 금각 사리전이, 료안지는 정원이 그려져 있었다. 거기에 이 정원도 세계 문화유산이었다.

료안지로 가는 버스는 59번 하나뿐이었다. 그리고 킨카쿠지 앞에서는 59번과 12번만 있었다. 쿠라키 마이의 학교라는 리츠메이칸 대학을 지나 료안지 앞에 도착했더니, 여기는 킨카쿠지 앞을 능가하는 평범한 산길이었다. 료안지 안의 분위기도 오로지 정원만으로 먹고산다는 느낌이 팍 들 정도였다.


료안지 입장표. 500엔

상당히 초라한 절 안을 돌아다니다가 드디어 정원을 구경하게 되었다. 여기에는 신발을 벗고 올라간다. 그리고 정원 구경은 마루에 앉아서 할 수 있었다. 그 전에 지나치게 강력한 것을 봐서 그런지 이곳 정원에서는 아무것도 느낄 수 없었다.



나오는 길은 거의 숲속이나 다름없었다. 초라하지만 뭔가 세상과 격리된, 조용한 곳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료안지의 호감도가 올라가게 되었다.

료안지의 버스는 59번 하나뿐이고, 이 59번은 교토역까지 가지 않는다. 결국 우리는 킨카쿠지미치까지 가서 거기에서 205번으로 갈아타게 되었다. 문제는 순환선인 205번 중에서도 멀리 가는 쪽을 탔다는 것이었다. 다리가 아팠기 때문에 길건너서 탄다는 생각이 없었다는 것이 첫째요, 일본의 차가 우리와 반대라는 것을 잊은 것이 둘째 이유였다.

교토의 구석구석, 평범한 거리를 돌아다니는 버스 안에서 나는 멍하게 창밖만 구경했다. 아무리 봐도 교토는 작아... 라는것이 머릿속에 한가득 있었고, 순환버스인 205번의 운행시간이 최대 2시간이라는 점도 더욱 교토는 작은곳이라는 생각을 하게 했다. 다만 주택가가 아니었다. 버스가 도는 곳은 큰길. 그리고 그 큰길 옆에는 상점만 가득했다. 약국, 식당, 슈퍼 등등. 이런 곳이 과거 천년간의 수도였고, 현재도 발에 치일 정도로 문화유산이 많은 곳이라는 것은, 버스만 타고는 잘 알 수 없었다.

경주와는 달리 막부시대 끝날 때까지, 즉 약 100년 전까지의 수도였을텐데.

교토역에 도착한 것은 3시 직전이었다. 킨카쿠지와 료안지에서 느긋하게 보내다가 예정보다 1시간이나 늦게 도착하게 되었다. 쾌속선 표를 가지고 5번 플랫폼으로 갔다. 히메지행 15분 열차를 타고 창밖의 주택가를 보며 30분 정도 앉아있었다. 기껏해야 한 동짜리 맨션이 가끔 보이는 '아파트'였을 뿐, 2층주택이 전체의 95% 이상을 차지하고 있었다.

신오사카역에 도착한것은 4시 거의 다 되어서였다. 일단 오사카성에 가는 것이 먼저였다. 역무원에게 물어서 오사카성 공원으로 가는 노선을 안 후에 그곳으로 향했다. 오사카 순환선이었는데 이름은 잘 기억나지 않는다. 우리가 갈 신이마미야도 그 순환선에 있었다.

이때 내가 체크하지 못한 점은 두 개.
하나는 오사카성 공원역에서 오사카성까지 걸어서 꽤 된다는 점,
둘은 오사카성 천수각의 폐문 시간이 다섯 시라는 점이었다.

그날 아라시 공연 있으니 역에서 사람 몰릴 시간에 조심하라고 미리 붙여놨지만, 우리는 그것을 생각하지 않아도 되었다. 오사카성 천수각에 들어가지 못한 채 다시 나오게 되었으니까.


오사카성에서 찍은 저녁노을.

오사카성 공원으로 가게 되면 천수각 쪽으로 가는 게 빠르다. 오르막길을 겨우 올라서 천수각을 보았는데 그곳에서 나오는 방송은 '5시에 문닫습니다' 였다. 결국 천수각은 겉으로만 구경하게 되었고, 문닫으려던 타코야키 집에서 한 그릇 남은 타코야키를 살 수 있게 되었다. 천수각의 폐문시간이 5시이므로 타코야키 집들도 그 시간에 맞춰 문을 닫는 것이었다.

우리를 일본인으로 착각한 한국인 여자들이 웬 메모지를 들고 어색한 일본어 발음으로 자기 소개를 하려고 했다. '그거 뭐예요' 라고 묻자 그 사람들은 꽤 놀라더니 다른 곳으로 가버렸다. 타코야키 사가지고 올 때도 마찬가지였다. '아까도 한 팀 왔는데 뭐예요' 라고 물어도 대답 안 해주었다. 그리고 그 사람들 옆에서는 조금 더 나이 많아보이는 한국인 남자들이 앞의 여자들에게 이것저것 알려주고 있었다. 뭔가 홍보나 소개 같은 것이었는데 결국 알 수 없었다.


오사카성 천수각. 입장료 500엔.

천수각 앞에는 5000년인가 6000년 후에 개봉한다는 타임캡슐이 두 개 묻혀있었다. 하나는 5천년 후에, 하나는 100년마다 한번씩 개봉한다고 한다. 80년대에 묻을 당시에 그 시대를 대표하는 것을 묻었겠지만, 100년마다 한번씩은 가능해도 5천년 후에 여는 것은 무리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

날이 어두워지고 있었다. 천수각도 문을 닫았고, 이대로 오사카성 정문으로 내려가고 싶은 생각도 없었기에 다시 왔던 길로 내려갔다.



동생은 천수각을 못 본 것이 아쉬운 듯 계속 뒤를 쳐다보았다.

오사카성 공원도 신이마미야도 순환선상에 있기 때문에 나는 역무원에게 물어서 몇 분 것을 타야 하냐고 물었다. 그 말대로 5시 41분 열차를 타고 신이마미야역으로 향했다. 그리고 신이마미야역 동쪽 출구로 나왔을 때, 나는 호텔과의 거리, 그리고 호텔의 크기를 보고 경악할 정도였다.

신이마미야역 출구로 나왔을 때 바로 'Raizan'이라는 글씨가 크게 보였다. 호텔 크기도 꽤 컸다. 그리고 내부 시설도 상당했다.
이게 두명 합해서 4400엔...? 아마도 호텔에서 직영하는 임대아파트나 100엔샵, 편의점에서 얻는 부수익 때문이라고밖에 생각되지 않을 정도로 가격대비 성능비 최고의 호텔이었다. 이런 곳을 제대로 잡은 것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거기에 역 바로 옆에 있기 때문에 주변 시설도 꽤 만족스러웠다. 처음으로 일본의 평범한 식당에 들어가볼 수도 있었고, 조금 더 일찍 왔더라면 코스터 하나를 가지고 있는 거대 쇼핑센터에도 들어갈 수 있었을 것이다. 내일 타게 될 난카이선 역도 이 근처에 있었다.

호텔에는 서양인과 한국인이 많았다. 컴퓨터 세 대를 장악하고 있는 것은 한국인. 거기에 꽤 불량스러운 차림으로 채팅에 임하고 있는 한국인 남자가 한 명. 은근히 부끄러워졌다.
일단 가방을 푼 후에 오는 길에 있었던 식당으로 갔다. 돈까스와 우동을 합해서 500엔 이하였을텐데... 밥에도 추가요금이 있었다. 150엔이나. 그리고 호텔 직영의 100엔샵으로 가서 수정테이프가 붙어 있는 볼펜을 보고 바로 사버렸다. 이번에도 생각외의 과소비를 해서 840엔이 나왔다.

1층 로비에는 40인치는 될 듯한 TV가 있었다. 그리고 그 TV에서 하고 있는 것은 나루토... 엠스테는 여행 첫날 봤지만 애니는 7일째에 처음 보게 되었다. 나루토에는 관심이 없어서 컴퓨터만 했다. 동생은 미리 챙겨간 하루히 5권에 몰두했다.

그래도 그렇지, 내가 7권을 일본 가서 2일만에 다 봤는데 너는 5권 하나로 며칠을 끌고 있는거냐.

오프닝-광고-앞 12분-광고-뒤 12분-엔딩-다음예고-광고가 계속 나오는 것을 보며 꽤 산만하다고 느꼈다. 한국에서 애니를 보면 그 부분은 다 삭제해서 올려주니까 생각을 못했는데 일본에서 실제로 보니 30분짜리의 6분이 광고였다. 중간중간 산만하게.

카운터 옆에 '아침 토스트 200엔' 이라고 적어져 있었다. 아침밥은 저 토스트로 하기로 하고 방에 들어갔다.
오사카성에서 샀던 타코야키를 엘리베이터 앞의 전자레인지에서 데운 다음에 먹었다. 10개가 들어있으니 각각 5개씩 먹기로 하고 먹었는데, 문어만 맛있었다.

겉의 밀가루 반죽은 지금은 다시 먹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만 그때는 지나치게 눅눅한데다 양념이 너무 자극적이어서 별로였다. 그 두꺼운 밀가루 안에 그 작은 문어다리 조각 하나 들어있는게 꽤 아깝다는 생각도 했다.
문어만, 맛있었다.

점심을 안 먹었기 때문에 동생은 100엔샵에서 사온 과자를 계속 입에 물고 있었다. 일본 과자들, 우리나라와 비슷한게 아주 많았다. 어느 쪽이 따라한 것인지 모를 정도로.

원래대로라면 여기에서 난바에 간 후에 난바와 도톤보리를 구경해야겠지만, 이미 늦어졌고, 춥고, 피곤했기 때문에 그 두 곳은 그냥 포기했다. 여행을 주말까지로 잡아서 오사카에서 3일을 보냈더라면 더욱 여유있게 구경할 수 있었을텐데, 아쉽다.
2007/02/27 12:53 2007/02/27 1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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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oxer 2007/02/27 14:5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금각사는 사진으로만 봤는데 또 사진만 보는군요;;ㅋ
    그리고 일본에서 파는 타코야키는 뭔가 다른가봐요. 우리나라에서 파는것들은 맛있던데...

  2. 케이루스 2007/02/28 00:5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타코야키.. 그닥 맛있지 않더군요 -ㅅ-;

  3. 아인 2007/02/28 02:3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사카성 천수각 안들어가고 앞에까지만 가본 [웃음]
    금각사는 이래저래 많이 돌아다녔죠
    니죠성은 그 삐걱삐걱 소리가 기억에 남는 ~_~
    아 그리고 오사카성앞에서 뭔가 할려고 한 한국 사람들이 있었다면
    이번에도 예수오 신지테 구다사이~ 이런 사람들이었을지도 ㄷㄷㄷ;;;

  4. 소금이 2007/02/28 03:2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노을 사진이 무척 예쁘네요. 이국의 하늘에서 맞이하는 저녁노을도 무척이나 기분좋은 경험이 될 것같습니다. ^^

  5. 삔냥 2007/02/28 10:5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역시 절이 많군요!!
    그나저나..문어만 맜있는 타코야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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