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라리 양쪽 다 시끄러우면 상관없지요.
우리는 조용한 수업 중인데 옆반에서 노래부르고 악기 연주하면 우리 반 아이들도 영향이 갑니다.

스승의 날에는 눈치없이 각종 사건사고를 일으키던 아이들이 수요일에는 대단히 얌전하게 수업을 들었습니다.
특히 읽기 수업은 아주 조용해지는 수업인데 딱 그 타이밍에 들려오는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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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계는 아침부터 똑딱똑딱♪"

판서를 하던 저도 멈칫, 발표를 하려던 아이들도 멈칫, 일부 아이들은 분위기 타서 노래도 따라부릅니다.
하지만 그 노랫소리를 '방해'로 여긴 것은 저나 아이들이나 똑같았나봅니다.


아니나다를까, 유난히 지기 싫어하는 우리 반 아이들은 그 다음 시간이던 음악 시간에 굉장히 큰 소리로 노래를 부르더군요. 진도가 느려서 다른 노래이기는 했지만 정말 3층 떠나가라 불렀고, 수업 끝나고 음악 선생님께서도 "애들이 노래를 진짜 열심히 부른다"고 하셨습니다.

"우리 복수했어요♪ 잘했죠"

하고 순진하게 당당하게 쳐다보는 아이들에게 뭐라고 말해줘야 할까요.
(그 이후 원인이 되었던 옆반에서 "시끄러워서 창문도 닫고 수업했다"고 항의 아닌 항의를 하긴 했습니다.)


그리고 오늘. 아이들이 문제의 그 노래를 배우게 되었습니다. 복수극은 지난 음악 시간으로 끝난 줄 알았는데, 애들은 같은 노래로 똑같이 해주지 않으면 복수라고 생각하지 않나봅니다.

3층 복도에서 들려오는 소리가 우리 반 노랫소리밖에 없었고, 게다 우리 반은 복도의 정 중앙에 있기 때문에 그 소리가 어디까지 들렸는지는 알 수 없겠습니다. 음악 선생님이 춥다고 에어컨 꺼버리고 창문을 열었으니 위아래 몇 층까지 오갔을지도 모르지요.


그 목소리가 너무 커서, 마침 교담시간이라 연구실에 있던 다른 선생님께도 확인차 물었습니다.

"저 노랫소리가 우리 반에서 들리는게 맞겠죠?"
"그럼 지금 3층에서 교담(음악)시간인게 자기 반 밖에 없지 않아?"1
(이 선생님 반은 2층입니다. 3학년 연구실은 3층이고요.)


그리고 아이들은 쉬는 시간에도 계속 "시계는 아침부터 똑딱똑딱♪" 노래를 부르며 복수극의 여운을 만끽하였습니다. 무섭군요. 3학년 승부욕.




  1. 3층에 있는 1~4반 음악 교담선생님은 한 명이기 때문에 3층의 한 반이 음악 시간이면 다른 반은 음악 시간이 될 수 없습니다. [Back]
2012/05/18 20:15 2012/05/18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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